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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 어르신도 차별하지 않습니다

최종수정 2011.02.15 09:00 기사입력2011.02.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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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 월 MBC 밤 11시 15분
노골적인 영화홍보이자 밸런타인 데이 특집이기도 한 ‘황혼의 로맨스 스페셜’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토크쇼의 재미를 추구하는 동시에 기성세대까지 끌어안으면서 일석이조를 냈다. <놀러와>가 탁월한 것은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이순재, 윤소정, 김수미와 그들의 지인인 양택조, 김자옥을 ‘어르신’으로 대접하는 역차별을 행하지 않고 젊은 세대들의 판으로 모셔온 지점이다. 나이는 차이 날지 몰라도, 생각과 감각은 세대를 초월해 공감할 수 있다는 것. 청춘스타에게 물어봄직한 로맨틱한 사랑과 연애의 설렘에 대해 여쭤보고, 점잖을 수밖에 없는 위치의 이순재에게 스튜디오 내에서 이상형을 골라보라고 한다. 계속 말을 돌리는 이순재의 곤란한 표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성 출연자들이 답을 채근하며 성화를 부리는데 이런 상황에서 연륜이 만들어내는 적절한 너스레와 절묘한 핀잔이 하나의 리듬이 되어 토크쇼의 덕목 중 하나인 출연자의 무대 밖 다른 모습 보여주기에 성공한다. 골방에 가서 본격적으로 주고받은 ‘사랑의 작대기’에서도 중요한 것은 커플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함께한 세월의 두께를 가늠해보는 추억담에 젖어보고, ‘까짓 것 지루해 죽겠다’며 스캔들 내보자는 김수미의 애드립에 웃음을 터뜨리고, 이순재의 시작이 화려하지 않았던 동료 배우 이야기를 들으면서 교훈을 얻는 것이 커플 짝짓기보다 훨씬 중요했다. ‘세대’를 주목하지만 ‘감동’ 코드를 남용하는 덧에 빠지지 않고, 또 노년의 사랑을 다룬 영화 홍보 캐스팅을 이렇게 담백하게 풀어낼 수 있는 <놀러와>는 시청률을 떠나 토크쇼의 가능성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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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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