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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마이더스>의 강신효 감독, 이창민 감독, 장혁, 김희애, 이민정, 노민우. (왼쪽부터) |
젊은 변호사 도현(장혁)이 문을 열고 들어간 곳은 평범한 중식당 내실이 아니다. 삼성가나 현대가와 맞먹는 재력을 지닌 유필상(김성겸)의 자녀들이 유산 상속을 논하는 자리에 가문 변호사 자격으로 불려간 도현에게 그 곳은 차원이 다른 세상이다. 가난하게 자란 도현이 겪는 문화충격을 중식당 원탁을 배경삼아 그려낸 이 장면은 SBS <마이더스>의 주제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유능하지만 가난하게 자란 청년은 황금에 눈이 멀고, 유필상 가문의 장녀이자 유력한 후계자 인혜(김희애)는 그에게 은밀한, 그리고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건넨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 그 제안을 받아들인 도현은 사랑하는 약혼녀도 버리지만, 과연 그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
21일 제작발표회를 가진 <마이더스>는 부에 대한 욕망으로 가득한 인간의 내면과, 부를 가진 상류층들의 세계를 동시에 들여다 보는 드라마다. 장혁과 김희애의 복귀작으로 제작 단계에서 이미 화제가 되었지만, <마이더스>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이야기꾼’ 최완규 작가의 복귀다. 이미 SBS <올인>, <태양을 삼켜라> 등의 전작에서 라스베가스, 다이아몬드 광산 등을 배경으로 욕망을 향해 질주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바 있는 최완규 작가는 <마이더스>에서 돈 그 자체를 소재로 다룬다. 중견 건설업체와 저축은행 정도인 유필상 가문이 삼성이나 현대가를 능가하는 재력을 쌓기까지의 과정은 대를 이어 내려온 대부업, 부동산, 헤지펀드로 묘사가 되고, 인혜는 그녀와 같은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당당한 자세로 강연을 펼친다. 돈이 돈을 벌고, 그렇게 쌓아 올린 재력으로 뭇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 세상. <마이더스>는 돈과 인간의 욕망으로 굴러가는 세상을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가장 치열한 욕망의 세계, 돈
“사람의 욕망을 돈이라는 세계 안에 밀어 넣다 보니 성공과 사업수완만 부각되는 드라마일 거라고 생각들 하지만 <마이더스>는 사실 멜로적인 측면이 굉장히 강한 드라마”라는 장혁의 해석처럼, <마이더스>는 돈과 성공에 대한 이야기만큼이나 욕망의 주체인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 본다. 도현에게 버림받은 약혼자 이정연(이민정)은 도현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욕망을 좇아가고, 유필상 가문의 방탕한 재벌 3세 명준(노민우)은 자신의 재력과 조건에 흔들리지 않는 정연에게 끌린다. 부를 손에 쥐고도 살풍경한 유필상 가문에 질린 도현이 자신이 버리고 온 일상들을 그리워하게 되면서, 각기 다른 욕망을 지닌 이들은 필연적으로 부딪히게 된다.
“테헤란로나 여의도를 걷다 보면 ‘저 많은 건물들은 누가 다 가진 걸까’ 하고 생각을 하지 않나.” 연출을 맡은 강신효 감독의 말처럼, 더 많은 부에 대한 욕망은 내 것이 아니라서 간절한 동시에 그 실체를 알 수 없어 막연하다. 도현이 돈에 집착하게 된 계기에 대해 “돈을 벌어 성공해서 뭔가를 이뤄야지 하는 생각보다는, 도대체 돈이란 무엇인가 하는 이상을 쫓아 부나비처럼 달려들었던 심정”이었을 거라는 장혁의 말처럼, 그 막연하지만 맹목적인 욕망의 실체를 얼마나 실감나게 그릴 수 있느냐에 <마이더스>의 성패가 달렸다. 그 실체는 2월 22일, SBS 첫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주요 캐릭터 및 배우 소개
김도현(장혁): 출중한 외모와 뛰어난 능력을 지닌 변호사. 하지만 어린 시절 아버지가 금광을 찾는다며 집을 나가 행방불명된 이후 어머니와 둘이서 힘겹게 살아왔던 아픈 과거가 있다. 어머니마저 돌아가신 후 그에게 남은 꿈은 정연과 단란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었지만 유필상 가문의 비밀스런 뒷일을 봐주는 역할을 물려받게 되면서 가슴 속에 잠자고 있던 야망이 눈을 뜬다. “<타짜>가 타의에 의해서 자기 인생에서 벗어나게 된 남자의 이야기였다면, <마이더스>는 자의로 자기 인생을 버리고 이상을 좇던 남자가 다시 자기 삶으로 돌아오려는 이야기다. 도현은 마음 한 구석에 자신이 잃어버린 일상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있는 남자다.”
유인혜(김희애): 유필상 가문의 장녀다. 오빠(윤제문)에게 ‘첩년 자식’이란 소리를 듣는 굴욕도 당하며 자란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를 혐오하면서도 존경했고, 그래서 아버지처럼 큰 돈과 힘을 손에 쥐고 싶었다. 전 세계의 경제 동향을 살피며 엄청난 자금을 굴리는 헤지펀드의 운영자가 된 지금, 인혜는 천재 변호사 도현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건넨다. “<내 남자의 여자> 이후 4년이 지났는데, 이렇게 훌쩍 갈 줄은 몰랐다. 오랜만에 현장에 오니 감독님들도 다 젊으시고, 신선하고 아름다운 배우들과 함께 작업을 하니 모든 게 색다르다. 4년 전과는 확 달라진 기분이다. 마치 다른 나라에 와서 일하고 있는 기분이다.”
이정연(이민정): 도현과 6년을 연애했다. 큰 욕심 부린 적 없고, 크게 주목 받은 적 없는 그녀에게 도현은 선물이었고 행운이었다. 하지만 도현이 정체불명의 법률사무소에 들어간 이후로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야망에 눈이 먼 약혼자를 보며 정연은 두려웠고, 그 두려움은 결국 현실이 된다. 도현에게서 버림을 받은 정연의 앞에, 방탕하게 살아가는 명준이 나타난다. “사실 모든 배우들이 아름다워 보이는 건, 작품과 캐릭터 안에서 자신의 매력을 발휘할 때인 것 같다. 내가 맡은 캐릭터를 보고 ‘정말 저 친구 성격이 그럴 거 같다’거나, 내 연기에서 감흥을 받았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좋다.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유명준(노민우): 유필상 가문 중에서 유일하게 인혜와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갑자기 사라진 어머니, 눈 하나 깜짝하지 않던 아버지로 요약되는 그의 유년은 그에게 애정결핍을 선사했고, 명준은 아버지가 하지 말라는 것만 하면서 방탕한 재벌 3세로 살았다. 자신에게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어쨌든 너는 인간 실격”이라고 말하는 간호사 정연에게서 자신이 갈구하던 애정을 발견한다. “명준은 나중에 말기암 환자가 되는데, 감독님께서 영화나 책을 보고 간접경험을 하지 말고 실제로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을 만나보고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이번에 촬영하면서 다시 한번 ‘공부하고 있니?’라고 물어보시던데, 나도 걱정은 하고 있지만 최선을 다 해서 끌어낼 생각이다. 선배님들께 누를 끼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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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이승한 fourteen@
10 아시아 사진. 채기원 ten@
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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