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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 vs <밤밤>의 2차전 승자는 누구?

최종수정 2011.03.08 15:32 기사입력2011.03.0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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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SBS <야심만만 2>가 종영되고 KBS <미녀들의 수다>가 요일을 바꿔 물러난 이후, 한 동안 월요일 밤 11시는 MBC <놀러와>의 독무대였다. 흔들리지 않을 것 같던 <놀러와>의 아성은 <야심만만 2>의 최영인 PD가 <밤이면 밤마다>로 돌아오면서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전으로 빠져 들었다. 청문회 토크를 앞세운 <밤이면 밤마다>는 꾸준한 상승세 끝에 <놀러와>와 1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그러나 이 경쟁이 흥미로운 진짜 이유는 <놀러와>와 본격적인 1위 경쟁에 돌입한 순간 <밤이면 밤마다>가 포맷을 바꿨다는 데 있다.

최근 2명의 게스트에게 집중하는 포맷에서,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여러 명의 게스트들에게 질문하는 방식으로 바뀐 <밤이면 밤마다>는 어떤 이야기를 나눌 것인가에 큰 무게를 싣는다. 최영인 PD는 “사람에 관한 청문회에서 사안에 관한 청문회로 변한 것”이라 설명했다. 예를 들어 16회에 출연한 문희준, 은지원, 김태우, 승리는 ‘아이돌에 대한 진실’이라는 주제를 논하기 위해 선정된 게스트라는 것이다. “인력풀은 제한되어 있고, 토크쇼는 많다 보니 게스트에게만 의존하면 좋은 토크쇼를 만들 수 없다”고 전제한 최영인 PD는 “모두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에 집중하면 게스트의 이야기가 자연스레 모두의 이야기가 되어 더 큰 공감을 불러 온다”고 덧붙였다.

상승세의 <밤이면 밤마다>, 주춤한 <놀러와>



<밤이면 밤마다>의 포맷 수정은 어떻게 게스트를 주도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다는 점에서 <놀러와>가 기획섭외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은 전례를 연상시킨다. 게스트들의 공통점을 키워드로 이야기의 방향을 잡는 기획섭외는 ‘MC 특집’이나 ‘세시봉 특집’과 같은 대표적인 성공사례 외에도, 각종 영화나 드라마의 홍보성 출연까지 자연스레 <놀러와> 식으로 소화하는 것을 가능케 했다.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엄태웅, 이민정, 박신혜의 조합에 데니 안, 바다, 이특을 더 해 ‘애인 없어요’ 특집으로 더 깊은 이야기를 끌어내는 식의 기획은 <놀러와>만의 강점이었다. 공교롭게도 <밤이면 밤마다>가 포맷 변경 후 ‘아이돌 특집’으로 호평을 받을 무렵, <놀러와>가 선보인 2편의 자사 드라마 홍보성 기획은 큰 호응을 얻지 못 했다. 드라마 <짝패>의 주연 배우들을 ‘무결점 스타’로 묶은 기획과, <로열 패밀리>의 출연진을 ‘로열 유부남녀’로 묶어낸 기획은 근래 <놀러와>가 선보였던 기획들에 비해 다소 무리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놀러와>의 신정수 PD는 “게스트 자체의 매력이 있다고 판단했는데, 공들인 기획섭외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치가 올라간 것 같다”고 답했다. 신정수 PD는 “언제나 원하는 게스트를 딱 맞는 시간에 섭외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고 매 회 무리하다가 과부하가 걸리면 쇼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호흡 조절이 필요하다. 지금은 어떤 게스트가 출연하든 재미있게 이야기를 끌어 낼 수 있는 포맷을 개발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기획섭외로 게스트의 이야기에 시너지를 더 한다는 전략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의도대로 섭외를 할 수 없을 경우에도 그 나름대로 게스트로부터 더 풍부한 이야기를 이끌어 내야 하는 제작진의 고민인 셈이다. 게스트에게서 더 많은 것을 이끌어 내는 쪽을 택하거나, 사안에 집중하는 쪽을 택하거나. 결국 토크쇼의 가능성을 새로운 포맷을 통해 실험해야 하는 것은 두 토크쇼 모두 마찬가지다. 신정수 PD는 “<밤이면 밤마다>도 알찬 기획을 보여줬다. 이런 건전한 경쟁은 서로에게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야심만만 2>와 <놀러와>로 붙은 두 연출자의 1차전은 <놀러와>의 승리로 끝났다. 토크쇼의 포맷 실험을 놓고, 2차전이 지금 막 시작됐다.

10 아시아 글. 이승한 fourteen@
10 아시아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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