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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MBC <놀러와>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는 힘든 월요일 밤이지만 <밤이면 밤마다>의 센스 또한 바뀐 포맷과 함께 일취월장하고 있다. “영화는 작품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영화 <로맨틱 헤븐> 홍보 차 출연한 장진 감독, 김수로, 김지원에 최근 SBS <싸인>을 성공적으로 마친 장항준 감독을 동반 캐스팅한 것은 어제 방송에서 가장 적절한 한 수였다. MC들이 자신의 후줄근한 차림새를 지적하자 “내가 먼저 (장진에게) 남는 재킷을 요구했지만 주지 않더라”며 적반하장으로 판세를 뒤엎은 장항준 감독은 예능계의 기린아답게 <싸인> 연출에서 빠져야만 했던 사연과 설경구를 섭외하려다 거절당해온 역사 등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토크를 만담에 가깝게 펼쳐 놓으며 자리를 장악했다.
서울예대 동기이자 상대적으로 ‘성공한 영화감독’인 장진 감독과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면서 탁재훈 캐스팅을 서로 미루는 농담 따먹기 식 토크마저 효과적으로 웃음을 유발했고, 박명수, 탁재훈, 김제동 삼각 편대의 한없이 속되면서도 뻔뻔한 태도는 순한 버전의 ‘라디오 스타’ 같은 분위기로 자리 잡았다. “(영화 홍보 얘기) 통째로 들어낼까요?”(김제동) “편집이 그렇게 쉽지가 않아요”(김수로) “나는 상관없다고 그럴게”(장진) 등 빠르게 주고받으며 각각의 역할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은 <밤이면 밤마다> 특유의 공격적이고 시끌벅적한 토크 스타일의 단면이다. ‘장항준의 데스노트’, ‘홍보 십자가를 짊어진 김수로’ 등 토크를 살리는 자막 센스 또한 눈여겨볼 만하니 다음 주 <놀러와>와의 2차전도 기대된다. 단, 어느 쪽을 본방 사수할지는 여전히 고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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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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