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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 게스트에 대한 예의

최종수정 2011.03.29 09:32 기사입력2011.03.2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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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 MBC 월 밤 11시 15분
만약 저들이 MBC <위대한 탄생>의 멘토로 묶이지 않았더라면, 이처럼 개성 강하고 쟁쟁한 대가들을 한 자리에 모을 수 있었을까. 지난 주 ‘위대한 멘토’ 특집 1편이 게스트들의 <위대한 탄생> 속 멘토로서의 모습에 집중했다면, 어제의 2편은 멘토를 떠나 그 대가들 각자의 캐릭터가 좀 더 친밀하게 드러난 시간이었다. “친정 같은 분위기”에 젖은 김태원의 “아이유를 밀어낸 대박곡” ‘비밀’을 부르던 수줍은 목소리, 독설 뒤에 숨어있던 방시혁의 소심하면서도 섬세한 인간미와 유재하 경연대회 “동상”에 빛나는 보컬 실력,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넘겼지만 여전히 초심의 자세를 잃지 않는 신승훈의 진지함과 다감함, ‘강한 파마’ 뒤에 가려져 있던 이은미의 ‘약한 모습’ 등 편안하면서도 밀도 높은 토크를 통해 게스트의 인간적인 매력을 뽑아내는 <놀러와>의 강점이 그것을 극대화시키는 ‘골방토크’의 포맷 안에서 고스란히 빛났다.

어제의 <놀러와>를 지켜보는 동안 자연스레 연결되는 것은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아왔던 신정수 PD가 새로운 감독으로 투입될 <우리들의 일밤>의 ‘나는 가수다’에 대한 생각이었다. 최초의 프로그램 기획자가 교체될 정도로 극심한 진통을 겪은 ‘나는 가수다’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이미 많은 이들이 지적한대로 저 ‘위대한 멘토’들처럼 자의식 강하고 섬세한 감수성과 다양한 개성을 지닌 뮤지션들을 단순한 포맷 안에 밀어 넣고도 정작 그들에 대한 존중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는 데 있었다. 게스트들에 대한 존경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속 깊은 주제의식과 자연스러운 웃음을 이끌어낼 수 있는 <놀러와>의 장점은 ‘나는 가수다’만이 아니라 ‘리얼 예능’을 표방하는 모든 프로그램들이 지금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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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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