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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이하 ‘남격’) 2주년, 그리고 제 7의 멤버 ‘위풍당당’ 양준혁 합류. 그것만으로 화제가 되어 마땅한 지난주 ‘남격’은 임팩트 있는 이벤트나 에피소드를 보여주진 못했다. 시골에서의 첫 만남은 어색했고, 본편이라 할 마라톤 대회 몰래카메라는 산만했다. 기존 멤버인 김국진과 이윤석이 몰래카메라를 기대할 정도로 아이디어 자체가 신선하지 않은 까닭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돌이켜보건대, ‘남격’은 결코 기막힌 기획이나 포맷으로 여기까지 온 프로그램은 아니다. 직장인 밴드도 그랬고, 마라톤도 그랬으며, 엄청난 관심을 모았던 합창단 역시 일반인들이 도전하는 취미에 멤버들이 직접 도전했던 것뿐이다. 중요한 건, 그 상황에서 자신의 모든 걸 쏟아내는 멤버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연스레 만들어지는 서사다. 웨이크보드 도전이 대단할 건 없다. 하지만 이경규가 몇 번의 실패 끝에 일어설 때, ‘남격’은 오직 ‘남격’이 된다.
양준혁은 삽 끝으로 찍는 것만으로 비료 포대를 뜯어내지만 그뿐, 굳이 제작진은 완력을 자랑할 새 미션을 주거나 캐릭터를 부여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지금 짓는 농사다. 재미는 덜하다. 하지만 그 때문에 몰래카메라가 의심되어도 이윤석은 알배긴 다리를 이끌고 뛰고, 김국진은 양준혁 곁을 지킨다. 심지어 몰래카메라의 주범인 이경규조차 뒤를 잇는 수많은 인파 때문에 투덜거리면서도 3㎞ 지점까지 온다. 그것이 비교적 실망스러웠던 지난주를 상쇄할 무언가로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다만 ‘남격’은 변수를 통제하며 기막히게 기획을 실현하기보다는, 마라톤 인파와도 같은 변수에 휩쓸리며 지금에 이르렀다. 요컨대, 지난주 방송은 재미를 떠나 적어도 이 프로그램이 주위의 기대나 우려와 상관없이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것만으로 기대를 걸만하지 않은가. ‘남격’에게도, 양준혁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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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위근우 기자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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