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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엔딩만 혹하는 진부한 복수극

최종수정 2011.04.13 09:09 기사입력2011.04.1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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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15회 SBS 밤 9시 55분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혹은 모든 것을 빼앗겼던 주인공이 밑바닥에서부터 돈과 힘을 쟁취해 나가는 과정은 최완규 작가 식 펄프픽션 드라마의 원형이다. 금융업의 세계를 그린 <마이더스>에서도 3백억 원에 승부가 결정되는 주식 작전 거래에서 8천억 원을 ‘올인’하는 은행 인수로, 인진건설을 둘러싼 두 차례의 M&A로, 게임은 종목을 바꿔가며 진행되고 판의 스케일도 점점 커진다. 하지만 캐릭터는 평면적이고 러브라인은 진부하다. 사건의 폭은 크지만 결은 성기다. 도현(장혁)의 동생 도철(김성오)과 인혜의 동생 미란(한유이)의 연애 행각부터 도현과 마찬가지로 인진 그룹과 악연이 있는 구성철(김병기)이 감옥에서 만나 손을 잡는 것까지 우연이 남발되고, 도철이 ‘인질’로 쓰이는 상황은 반복된다.

이러한 허점에도 불구하고 <마이더스>만의 재미는 “어차피 갬블이야, 질러!”라는 성준(윤제문)의 대사대로 판이 큰 돈놀이를 구경하는 데 있다. 그런 면에서 도현과 인혜(김희애), 성준 등 서로 물고 물리는 세 사람의 갈등이 고조되며 추진력을 높여 가던 도현의 복수극은 속도를 더 내야 할 시점인 15회에서 도현의 주변부를 훑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고 말았다. 성준이 보낸 해결사를 피해 도망쳤던 도현과 정연(이민정)은 갑자기 신혼 부부 분위기를 내며 위기를 자초했고 추격전의 끝은 더 허무했다. 물론 어느 한 쪽이 죽어야만 끝날 것 같던 주식 전쟁을 벌이던 도현이 먼저 인혜를 불러내 “이 싸움을 포기할 생각”이라 기습 선언하는 엔딩은 다음 회를 보게 만들 마법의 주문과도 같다. 그렇다면 다음 회를 더 ‘재미있게’ 보게 해줄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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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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