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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은 KBS 아나운서 특집의 주제를 이렇게 정의했다. “일과 사랑, 꿈. 그리고 전현무” 전현무는 그 기대대로 MC진의 맨 끝자리인 신봉선 옆으로 배치되어 준 MC의 역할을 수행했다. 출연한 다른 아나운서들이 에피소드를 풀어 가면 거기에 토크를 거드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그래서 기꺼이 토크의 소재가 되어주며 어떤 이야기든 맞받아칠 준비가 되어있는 전현무를 등에 업고, 다른 아나운서들은 예능에 충실할 수 있었다. 반듯한 이미지의 아나운서들이 그에 반하는 이미지를 보여줄 때의 예능적인 쾌감은 이미 익숙한 것이지만, 거기에 전현무가 가세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물론 이런 전현무의 활약은 자신과 친밀한 관계에 있는 인물들이 출연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전현무는 약자의 위치에서 토크를 받아주면서 박미선과 신봉선의 캐릭터도 살렸다. 루시퍼 댄스와 7단 고음은 사실 재방송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전현무가 가진 무기는 그게 전부가 아니었던 것이다. 자신이 주체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에피소드가 거의 고갈된 상태에서도 다른 게스트의 토크를 더 재미있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힘, 오버페이스로 달리거나 무리수를 두지 않아도 소소한 한마디로 분위기를 이어갈 줄 아는 그의 활약은 <해피투게더>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수다를 가능하게 했다. 이 정도면 한 때의 대세 수준은 이미 뛰어넘어 준비된 MC인 것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출연 횟수에서 앞서는 박휘순을 비롯해 꽤 많은 수의 예능인들이 신봉선의 옆 자리를 거쳐 갔지만, 전현무 만큼 원래 그 자리의 주인이었던 것 같은 사람이 없었다. 6번째 출연 만에 전현무는 심야 토크쇼 MC의 자리에 근접했다. 1인자 옆에 있어야 하는 건 2인자가 아닌 다른 포지션의 1인자 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전현무의 활약은 개편을 앞둔 <해피투게더>와 또 다른 KBS 예능에 중요한 힌트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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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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