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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위대한 탄생>의 ‘가왕’ 조용필 미션은 오히려 <위대한 탄생>에 위기를 안겨다 주었다. ‘위대한 탄생’ 밴드의 참여로 전반적인 무대 퀄리티가 상승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사위원 점수가 1등인 멘티가 문자투표로 인해 탈락하는 바람에 당락의 룰과 방식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위대한 탄생’ 밴드의 참여는 TOP6에게 어떻게 작용했을까. 심사위원 점수에서 1등을 하고도 탈락한 무대는 어떤 무대였을까. TOP6의 무대를 다시 한번 짚어본다.
손진영 : 조용필 - ‘바람의 노래’
오늘 무대에서 지난 무대보다 가장 많이 발전한 참가자는 손진영일 것이다. ‘바람의 노래’는 워낙 어려운 노래다. 감정선을 잡기조차 쉽지 않은 노래일 수 있는데 손진영은 그 섬세한 감정선을 잘 전달했다. 무엇보다 어떠한 노래를 불러도 손진영 자신의 마음을 토로하는 듯한 진정성은 손진영의 가장 큰 강점일 것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한계도 노출했다. 도입부의 음정은 불안했고 밴드 사운드에 묻혀버렸다. 음을 정확하게 짚지 못하고 가사를 흘려버리는 듯 한 발음과 자꾸만 들이마시는 숨소리는 이 섬세한 노래를 감상하는데 큰 방해요소였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들은 노력 여하에 따라 개선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손진영의 가장 큰 문제는 음색과 발성이 모두 너무 옛스럽다는 것이다. 이것은 고칠 수 있을지 여부조차 불분명한 부분이다. 손진영이 만약 정말 가수로 데뷔하게 된다면 이 문제는 그를 가장 괴롭히는 부분이 될 것이다.
이태권 : 조용필 - ‘꿈’
지금 6명이 남는 멘티 중에서 가장 성장했고, 가수로 향하는 문에 가장 가까이 근접해 있는 멘티는 이태권일 것이다. ‘조용필 미션’을 맞아 가장 흔들림 없이 노래를 완수했고, 풍부한 성량으로 거의 유일하게 밴드 사운드에 묻히지 않는 멘티가 되었다. 무엇보다 항상 담백하게 노래를 부르는 이태권에게 ‘꿈’의 선곡은 적절한 것이었다. 감정선이 무척 깊고 애절하지만 전체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관조하는 듯 한 이 노래를 마치 세상사에 달관한 듯 담담하게 부르는 이태권의 노래는 새로운 감동을 안겨주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담백하기만 했다는 것이다. 한군데 정도는 감정을 짙게 드러내야 다른 부분의 담담함이 오히려 살아나는 것이다. 이태권이 이러한 감정 전달의 묘미와 완급 조절까지 익힌다면 이태권의 노래에 감동을 받지 않는 관객을 찾긴 쉽지 않을 것이다.
백청강 : 조용필 - ‘미지의 세계’
이은미의 특정 코멘트의 진의에 대해 뭐라 말하기는 쉽지 않다. 그녀의 발언이 적절했는가, 부적절했는가에 대한 판단 역시 이 자리에는 필요치 않을 것이다. 다만 이은미를 비롯한 특정 멘토들이 백청강에게 계속 낮은 점수를 주는 이유는 이은미의 심사평 중 ‘멘티들의 성장을 누구보다 원하는 것이 멘토들’이라는 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위대한 탄생>의 멘토들은 대체적으로 장점보다 단점을 제거하는 것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고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를 평가 기준으로 삼는 편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인 멘토들이기에 충분히 가질 수 있는 평가 기준일 것이다. 문제는 이게 TV쇼라는 것이다. 다른 멘티들과의 균형을 생각한 절대적인 심사 기준보다 해당 멘티의 발전도와 단점 여부를 먼저 판단하는 심사평과 점수는 공정함을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시청자들의 기준과도 맞지 않고, 단점보다 장점을 먼저 볼 수밖에 없는 팬들도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지금 일부 멘토들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의심은 대개 이러한 어긋난 기준과 TV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을 오해한 멘토들의 고집에서 출발한다.
사실 백청강의 노래는 다른 멘티들과 비교할 때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미지의 세계’는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노래다. 최희선과 이태윤의 말처럼 다짜고짜 고음부터 시작하는데, 리듬감을 지켜야만 한다. 백청강이기에 이만큼이라도 소화했을 것이다. 다만 다이나믹 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백청강은 항상 몸이 늦게 풀린다. 노래도 심심했지만, 무대에서의 액션 또한 뒤늦게서야 분위기를 따라간다. ‘Heartbreaker'에서 보여준 끼를 생각하면 무대에서 조금 소극적인 것이 늘 아쉽다. 무엇보다 멘토들의 정체되어 있다는 평은 그가 갖고 있는 성장 가능성을 아쉬워 하기 때문일 것이다. 백청강은 아직도 고음을 한 단계 더 뚫을 여지를 갖고 있다. 지금은 비음 등의 단점을 신경 쓰느라 고음이라는 자신의 장점을 더욱 발전시킬 여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여기에서 한 걸음만 더 나아갈 수 있다면 팬덤의 이상 과열에도 불구하고 백청강이 우승하더라도 그의 실력을 폄하하는 시청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사진제공. MBC
10 아시아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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