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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빅재미로 가는 탄탄대로

최종수정 2011.05.02 09:45 기사입력2011.05.0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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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MBC 토 오후 6시 30분
‘탄탄대로 가요제’가 <무한도전>의 세 번째 가요제라는 것은 의미가 크다. 어떤 행사이든지 처음은 도전과 시도의 뜻이 크며, 두 번째는 그 도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물음의 성격을 띤다. 그리고 1, 2회를 넘어 3회를 맞이한다는 것은, 그 행사가 자체의 역사를 가지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번 가요제를 예고하면서 ‘나름 전통 있는 가요제’라 칭했던 김태호 PD의 말은 장난스럽지만, 또 한편으로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무한도전>이 스스로의 역사를 만들어오는 동안, 정규 프로젝트가 된 가요제 역시 기존의 그것을 넘어선 성장과 진화를 보여줘야 하는 부담과 과제를 안고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탄탄대로 가요제’는 그 프롤로그 격인 ‘디너쇼’에서부터 이미 예고편의 성격을 뛰어넘어 그 자체로 완결된 에피소드로서의 완성도와 재미를 선보이며 제작진의 축적된 노하우와 발전된 역량을 증명해보였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섭외의 힘이다. 정재형, 이적, 싸이, 스윗소로우, 10cm, 지드래곤, 바다 등의 뮤지션 캐스팅은 음악과 공연 자체의 완성도를 더 높이는 동시에 프로젝트 자체의 예능적 재미도 강화하겠다는 제작진의 야심이 엿보이는 지점이었다. 멤버들의 인맥을 통한 섭외였던 ‘올림픽대로 가요제’와 달리 제작진이 직접 뮤지션을 섭외한 이번 방식은 자칫 시너지 효과를 약화시킬 위험도 있었지만, 오히려 멤버들과 뮤지션의 낯선 만남이 더 큰 웃음을 이끌어내고 신선한 협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성공적 전략이 되었다. 가요제의 본격적인 에피소드가 시작되기도 전에 ‘낯가림 커플’이라는 뚜렷한 콘셉트와 캐릭터가 생긴 정재형, 정형돈 커플이 그 단적인 사례다. ‘올림픽대로 가요제’의 큰 재미가 멤버들과 뮤지션이 함께 ‘음악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있었던 점을 떠올린다면,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 포맷을 적용하여 첫 만남부터 ‘빅재미’를 터트린 ‘디너쇼’는 앞으로의 에피소드가 만들어갈 이야기의 재미와 그 결과물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이제는 그냥 서서 찍어도 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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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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