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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위대한 탄생>에게 같은 방송사의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는 적일까 동료일까. ‘나가수’가 연예계 이슈의 중심에 서면서 <위대한 탄생>이 묘한 상황에 처했다. 같은 서바이벌 리얼리티 쇼인 ‘나가수’가 방송되면서 언론의 주목도가 나눠지고, 세간의 관심도 자연스레 <위대한 탄생>에서 ‘나가수’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위대한 탄생>의 관계자는 “드러내 놓고 말은 못하지만 ‘나는 가수다’ 때문에 곤란해진 것만은 사실이다. 제작진 내 분위기도 대체로 비슷한 편”이라고 말했다. <위대한 탄생>의 제작진 내에서도 ‘나가수’를 의식하고 있는 셈이다.
<위대한 탄생>이 ‘나가수’의 영향을 받는 것은 근본적으로 노래를 통한 서바이벌 TV쇼라는 유사성 때문이다. <위대한 탄생>의 멘티들과 ‘나가수’의 출연 가수들이 보여주는 무대와 실력 차이를 보면 시청자들은 ‘나가수’에 관심을 집중할 수 밖에 없다. 때론 <위대한 탄생>의 멘티들이 부르는 곡과 ‘나가수’의 출연 가수들의 선곡이 겹치면서 공개적인 비교를 당하기도 한다. 시청자들이 아마추어 가수 지망생들과 프로 뮤지션 중에서도 최고의 실력을 가진 ‘나가수’의 출연자들의 실력차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위대한 탄생> 방영 이틀 뒤 나오는 ‘나가수’의 압도적인 무대를 보다보면 <위대한 탄생>은 묻혀지기 쉽다. 편성, 무대의 완성도, 출연자들의 인지도까지 ‘나가수’가 앞설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위대한 탄생>이 김태원의 멘티들이 TOP4까지 모두 생존하면서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렸고, 선곡 문제와 멘토들의 심사평에 대한 논란등으로 시청자층을 더 확장하지 못한 이유도 크다. <위대한 탄생>이 결선에서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면 ‘나가수’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위대한 탄생>이 현재 ‘나가수’와의 비교를 극복하고 화제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역시 TOP3의 인상적인 무대가 답이다. ‘나가수’에 출연 중인 가수들과의 실력 차이는 어쩔 수 없지만, 아마추어 특유의 신선함을 무기로 지금까지의 무대보다 일취월장하는 성장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고, 이런 모습을 보여줄 제작진의 기획이 필요하다. 그런 순간이 있어야 <위대한 탄생>의 멘티들을 지켜봐온 팬들의 애정에 힘입어 다시 한 번 반등세를 기록할 수 있다. <위대한 탄생>이 이번 주부터 MBC 일산 공개홀을 벗어나 4,000석 규모의 대형 콘서트홀에서 무대를 진행하는 것은 유종의 미를 위한 기대다. 단 두 차례의 방송만이 남은 <위대한 탄생>이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되찾을 수 있을까. 기대를 버리기엔 아직 이르다.
사진제공. MBC
10 아시아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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