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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앞뒤가 안 맞는 일들이 일어나는 세계에 살고 있어요.” 윤필주(윤계상)의 말대로, <최고의 사랑>에는 두 개의 세계가 있다. 아무 잘못도 없이 ‘운동화 경매 자작극 논란’에 휘말린 구애정(공효진)은 사과와 해명을 해야 한다. 비난 여론, ‘급’ 있는 강세리(유인나)의 억지에 구애정을 버리는 카드로 쓰려던 <커플 메이킹> 제작진은 상황이 바뀌자 구애정으로 어떻게 방송 분량을 뽑을까 골몰한다. 고작 운동화 한 켤레가 인간을 바닥까지 모독당하게 만드는 것은 이곳이 연예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고진(차승원)은 지극히 연예인다운 방식으로 사태를 ‘극복’하며 말한다. “그 사람들 앞에서, 너 좋아해서 운동화 샀다고 할 줄 알았어?”
그래서 일반계에서 살아온 윤필주가 촬영 중 구애정을 향해 장미 세 송이를 몰아주는 것은 더없이 로맨틱한 프로포즈인 동시에 연예인 구애정의 위기이자 기회다. 평범한 진심이 계산되고 재단되며 해석당하는 이 세계는 분명 기이하다. 하지만 홍정은, 홍미란 작가는 이 이상한 세계를 굴러가게 만드는 톱니바퀴를 정밀하게 구축함으로써 이야기가 삐걱거리지 않게 만든다. 독고진이 구애정 앞에서 “나도 어디서 꿀리진 않어”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지드래곤의 ‘하트 브레이커’를 부르는 것은 트렌디한 장치로 코미디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야기를 관통하는 ‘심장’에 대한 절묘한 은유다. 심박 수 측정기를 통해 상대의 감정을 측정하고, 감자 싹이 자라는 것을 보며 짝사랑의 희망을 품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적재적소에서 감정선을 이끈다. 8회의 후반부가 다소 늘어졌음에도 캐릭터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낸 배우들의 연기는 그야말로 궤도에 올랐다. 이제 심장 수술과 ‘두근두근’의 상관관계를 알게 된 독고진은 과연 어떻게 자신의 진짜 마음과 마주할 것인가. 어느새 절반이 화딱 후딱 지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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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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