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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무사 백동수>, 사람 냄새나는 무인들의 삶

최종수정 2011.07.04 16:34 기사입력2011.07.0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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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출연자
지창욱(아역 여진구) - 백동수 역, 유승호(아역 박건태) - 여운 역, 신현빈(아역 남지현) - 유지선 역, 윤소이(아역 이혜인) - 황진주 역, 전광렬 - 김광택 역, 최민수 - 천(天) 역, 오만석 - 사도세자 역

다섯 줄 요약
조선은 청나라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는 세력과 청국에 기대 기득권을 이어가려는 세력의 다툼으로 어지러움 그 자체다. 조선의 힘을 키우려는 사도세자는 장용위라는 비밀 훈련 조직을 만들고 판자촌에서 장애를 갖고 태어난 백동수는 훈련생으로 들어간다. 그 곳에서 만난 여운과 우정을 키우지만 사도세자와 유지선을 사이에 두고 둘은 대립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한다. 나라와 개인의 운명을 놓고 벌이는 무인들의 삶과 사랑이 펼쳐진다.

프리뷰
어지러운 세상 속에 천한 신분으로 태어난 영웅은 모든 시련을 극복하고 나라의 운명을 위해 싸운다. 겉으로 볼 때 <무사 백동수>의 이런 이야기 구조는 흔하디 흔한 영웅담을 떠올리게 만든다. 하지만 실제로 <무사 백동수>를 끌고 가는 동력은 무엇보다 ‘무인들의 삶과 사랑’ 그 자체다. 서로 대적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백동수와 여운은 자신의 운명과 맞서기 위해 검을 들지만 서로에 대한 우정과 인간애는 버리지 않는다. 김광택과 천(天) 역시 치열한 대결 속에서도 하나밖에 없는 라이벌에 대한 끈끈함과 존경을 잊지 않는다. 이러한 캐릭터 구성은 “사람 냄새나는 칼싸움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제작진의 바람을 반증한다. ‘죽음이 늘 그림자처럼 달라 붙은’ 무인들을 소재로 삼은 이유 또한 나라의 운명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도 어쩔 수 없이 피어나는 개개인의 고뇌와 시련을 그리기 위해서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기에 <무사 백동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영웅담 속에 정교하게 표현되어야 할 인물의 감정선이다. 어쩔 수 없이 나라와 여자를 사이에 두고 친구와 대적해야 하는 백동수와 살성을 타고났지만 친구들 사이에서는 누구보다 인간적인 여운처럼 치열한 내적 고민을 검 하나로 표현해야 할 인물의 심리가 차곡차곡 쌓여야 <무사 백동수>가 말하는 ‘활인검(사람을 살리는 검)’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볼까, 말까
볼까? <무사 백동수>는 검이 말하는 드라마다. 그러나 검만이 이 드라마의 모든 것이 아닌만큼 무인들의 검은 전면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최민수가 제작발표회에서 “일상 자체가 검을 품고 사는 무인들이기에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자세로 촬영한다”라고 말한 부분이나 “멋있게 활을 휘두르려고 하기보다 몸 자체가 적과 검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운을 갖도록 했다”는 말은 <무사 백동수>가 추구하는 액션의 지향점을 보여준다. 일부러 드러내지 않아도 느껴지는 고수의 기운처럼 <무사 백동수>는 한 번 칼을 휘둘러도 느낄 수 있는 청량감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시원함은 검을 지휘하는 사람의 성격에 따라 때로는 김광택(전광렬)처럼 ‘사람을 살리는’ 검술이, 때로는 악의 화신인 천(天)(최민수)의 강렬한 검술이 되기도 한다. 칼이 오고가는 액션과 함께 첫 악역에 도전하는 유승호와 “주연으로서의 욕심보다 선후배 배우와 함께 만들어가는 설렘”을 갖고 있다는 지창욱의 연기 변신도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될 듯하다.

말까? 복수와 운명을 걸고 펼쳐지는 <무사 백동수>는 그만큼 어둡고 진지하다. 인물들이 평생에 걸쳐 벗어나려고 하는 각각의 운명은 이를 반증한다. 백동수에게는 그것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스스로 없애야 하는 상황이고 유지선에게는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북벌지계라는 문신이며 여운에게는 살성의 사주다. 이렇게 엄숙한 분위기는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와 운명에 맞서는 자세가 정교하거나 새롭지 않다면 시청자가 따라가기 어려울 요소가 된다. 또한 유지선과 황진주라는 캐릭터가 운명과 사랑에 끌려다니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드라마 전체가 남자 캐릭터 중심으로 흘러가 단조로워질 수도 있다. ‘무(無)에서 무(武)를 창조’하며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준다는 드라마의 각오는 탄탄한 스토리와 설득력있는 캐릭터가 없다면 그저 딱딱한 사극이 될 수도 있다.

10 아시아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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